내일은 슈퍼스타

2011/12/20 20:38


 이이체의 시집이 나왔(다고한)다.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주변의 반응이나 간간히 발표되었던 그의 시를 생각해보면 슈퍼스타가 되어가고 있는 시인을 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에게 있어 그의 시는 너무 무겁고 힘들어서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가 가진 굳은 언어들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기에 그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전삼혜가 소설을 냈을 땐 그렇게까지 실감이 나지를 않았는데(이 소설에 대해서는 아직도 개인적으로 기분 나쁜 점도 조금 있고, 순수하게 소설만을 보았을 때도 앞으로의 자신의 운신의 폭을 줄이면서까지 왜 그런 이야기를 지금 끌어 올렸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무 생각없이 몰려다니는 듯 보이던 무리에서도 '진짜 작가'가 나온다는 점이 어색하기만 하다. 내가 다시 시를 써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는 점과 닿아있기도 하고. 그들 중 누군가는 이미 충분히 성공 했을 수도 있는데 … 나는 샘난다. 아직 문장에 너무 쉽게 기대려고 하는 버릇도 고치지 못했는데.
 모임 별의 음악을 들으며 새벽까지 생각없는 시간을 보내던 시절이 좋았다. 적당히 여기저기서 베끼면서, 아직은 괜찮아, 라고 생각했는데 아직이 가버렸다. 이젠 안 괜찮아. 이젠 생각이 너무 많다.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시인은 김승일인데 lol 하느라 (혹은 싸이 다이어리) 시집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이 이야기를 DC에 썼는데, 이이체 검색하러 와서 자기 이야기 나온걸 보고 오늘은 lol 안하고 lol로 시 쓰고 있다고 댓글을 달더라. 다른 시인 이름 검색해보고 12월달 내내 lol 했다고 고백하는 시인이 나오는걸 보면 그동안 변한 것도 없고 깊어지지도 못한 나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모양으로 사는데, 이미 충분히 시인이다. 나는 그가 정신없이 lol만 하다가 군대에 입대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이이체나 김승일 다 미필인걸로 알고있는데, 그거 하나는 내가 이겼다- 그런데 면제면 Fail).

 어쨌거나

 나는 항상 슈퍼스타를 원한다. 어차피 내가 그렇게 되지 못할걸 알기에, 내가 마음놓고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그들의 매력을 존중하고, 어쨌거나 항상 사람을 대해야만 하는 그들의 고충 속에서 경계를 푸는 순간 새어나오는 정제되지 않은 본능적인 매력을 좋아한다(단순히 팬의 수, 혹은 익숙한 '메이저' 스타의 방법론 안에 속하냐 / 속하지 않느냐가 아닌 태도의 문제이다). 온전히 자신만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슈퍼스타를 원했다. 그래서 음악하는 사람, 글쓰는 사람, 영화하는 사람, 평론가와 익명의 블로거들도 만나봤고, 그들의 매력은 충분하나 모두가 알고있듯이 스타는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기획되고 만들어졌다고 믿고 있었던 대중 문화의 아이콘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한다. 언제부터인가 보아 때문에 케이팝스타를 보고 이효리를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연예인으로 만들어주던 관계자들보다 이제는 그들 자신이 짬이 더 찼기 때문일까?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왜 나는 그들도 동시대의 삶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이전에 해본 적이 없었던걸까(애초에 알고 있었다면 집에서 가만히 있어도 됐을걸 괜히 돌아다니면서 분란을 조장할 필요가 없었지).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9와 숫자들을 계속 해야되나 그만해야 하나, 를 두고 혼자 신나게 고민하다가, 어찌어찌 혼자 마음을 먹고 해결하게 되었다. 재경이형이 얼른 나와서 같이 하자고 말한 것도 꽤 도움이 되었고, 얼핏들은 신곡들도 좋았다.
 꽤 웃기는 밴드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는데, 밴드가 공연에서 신곡을 발표하는 일은 사실 당연한건데 공연 홍보할 때 신곡을 공개한다고 따로 공지를 한다. 그만큼 곡 하나 하나에 대한 애정과 고민이 깊다는걸 보여주는거겠지. 곧 진짜 '팝'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 밴드가 슈퍼스타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좋은 밴드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Girls나 National 같은 밴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레퍼런스라고 생각하며 들어보기도 한다. 1집을 꾸준히 다시 들어보고 있는데, 생각외로 괜찮은 부분들이 있다. 처음 들어본 노래의 건반을 대충 치고 퀀타이즈하고 마우스로 찍어 20분안에 완성하는 만행만 저지르지 않는다면야 앞으로 더 좋아질 수도 있겠지. 취미생활자로 정말 아무 생각없이 '막' 했던 것들이 있는데 신경을 좀 더 써야한다(이런 말을 반복적으로 쓰는건 나름의 다짐이다). 들어 본 적은 없지만 지금 건반 세션하는 분이 당연히 나보다 훨씬 건반 잘칠텐데 앞으로는 연습도 해야될테고(아님 짤리겠지). 아무래도 내가 마지막으로 하는 스탠다드한 편성의 팝/락 밴드가 될 것 같은데, 계속 잘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밴드를 구하지 않도록.
 내가 꽤 공연을 보고싶게 만드는 밴드이기도 한데, 막상 내가 공연을 직접 보기 가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어서 자꾸 보지 않게 된다. 무엇보다도 공연 자체를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잡아서 일정을 맞추기가 까다롭다. 당분간은, 합주한게 아까워서 몇번 더 하려나(아니면 말고)?
 사람들한테 어땠냐고 물어봤더니 1. 공연장 소리가 엉망이다 2. 9가 노래를 못한다 3. 0도 노래를 못한다 … 그런데 여러분, 이건 방법이 없어요.

 어쨌거나

 좋았다고 한다.

 
by rainbowref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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